자동차뉴스
기획특집
중고차소식
자동차시승기
오토라이프
자동차여행
내차관리요령
 
HOME > 자동차생활 > 자동차여행
등록일 2012/03/30 11:16 이전글다음글목록

"봄바다의 싱싱한 해산물 드시러 오이소"

 

입력 2012-03-30 09:00 수정 2012-03-30 09:00

-부산 기장군 연화리 해녀마을

등대가 있는 연화리 앞바다
 

"어디서 오셨능교? 회 잡수러 오싰다꼬요? 수족관서 빌빌거리는 거 말고, 진짜 싱싱한 놈으로 함 잡솨 볼랍니꺼?"

해운대에서 잡아탄 택시의 운전기사는, 뭘 먹을까로 고민하는 뒷좌석 손님들을 룸미러로 흘깃 일별하더니 '씨언씨언한' 부산사투리로 말을 붙여 왔다. 외지사람들은 잘 모르는 곳이지만 부산사람들이 주말이면 드라이브삼아 찾아가는 곳이라고 했다.

"해녀들이 제주도에만 있는 줄 알지예? 아임니더. 여 기장군에도 한 500명쯤 있는데, 그 아지매들이 앞바다에 나가 물질해 잡아 온 해산물이다카믄 말 다 했지요. 을매나 싱싱한 지는 잡솨 보고 말 하이소!"

해녀아지매가 따온 여러 해산물을 펼쳐놓는다
 

그래서 찾게 된 곳이 부산 기장군 기장읍의 연화리. 택시는 해운대에서 달맞이 고개로 접어들었다.

연화리 해안풍경
 

"하이고 마, 인제 곧 벚꽃 피면 이 길은 주차장이 돼삔다 아입니까! 그 땐 절대 이 길로 안 댕깁니더."

달맞이고개 양쪽으로 빼곡하게 늘어선 벚나무들이 꽃망울을 가득 매달고 있는 걸 보며 기사는 벌써부터 혀를 쯧쯧 찼다. 부산의 몽마르트라 일컫는 이 곳은 봄날 벚꽃으로도 유명하지만 분위기 좋은 카페와 레스토랑, 갤러리와 화랑들이 모여 있어 외지인들이 흠모해마지 않는 곳. 말랑말랑한 그 분위기가 낯선 나그네의 발길을 잡기에 부족함이 없지만 '부산싸나이'는 "엉기나는 곳(질색인 곳)"이라며 도망치듯 빠져나간다.

달맞이고개를 지나 송정해수욕장 옆 해안도로를 따라 차는 달린다. 관음성지로 유명한 해동용궁사를 알리는 이정표가 보이고 국립수산과학원을 지나자 바닷가 포구마을인 연화리에 이른다. 지명에서 느꼈던 외지고 고요한 바닷가마을이 아니라 초입에서부터 횟집들이 빼곡한 어촌이다.

연화리 횟집촌
 

"손님들 모실려는 곳은 여가 아이고... 쪼맨치 더 올라가야 함니더......아이고 어데예, 대변항까지는 덜 가고...조오기~포구 보이지예?"

멀쩡하게 생긴 횟집들을 다 지나쳐 가더니 택시기사가 차를 세운 곳은 마을 끝머리쯤이었다. 이런 황당한 일이! 바다와 맞닿은 포구에는 허름한 포장마차가 길게 줄지어 있다. 설마.... 여기? 2만원 넘는 택시비를 내면서 온 것이 포장마차?

바다를 안고 선 해녀들의 포장마차촌
 

해녀복이 걸린 뒷마당
 

"아지매~내 서울손님들 델꼬 왔다!"

낚였구나! 울그락불그락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서 있는 일행을 향해 택시기사가 껄껄거렸다.

"아따, 돼지 얼굴 보고 잡아먹소? 여가 꼬라진 이래도 맛 하나는 끝내준다 아임니꺼! 얼릉 안쪽으로 들어가 자리잡으소. 우리 아지매가 방금 물질해 잡아온 싱싱한 해산물 한번 맛보이소! 오늘 씨원(C1) 한두 병으론 안될 낍니더! "

그가 큰소리칠만했다. 해녀 아지매가 갓 잡아온 멍게, 해삼, 성게는 싱싱함 그 자체였다. 손질해 상에 올라온 해산물은 봄바다의 향긋함까지 품고 있었다. 꼬들꼬들 씹히는 멍게, 쌉싸름한 맛의 성게알, 해삼을 씹을 때면 입 안 가득 바다향이 퍼진다. 더욱 감탄사를 터지게 만드는 건 한 솥 가득 끓여주는 전복죽. 내장을 적당량 넣어 끓인 전복죽은 색깔과 향이 남다르고, 짙고 고소한 맛은 여느 일식집에서도 느끼지 못하는 깊은 맛이다.

바다에서 갓 따온 성게
 

싱싱한 성게와 해산물모둠
 

군침도는 산낙지
 

전복죽
 

그제서야 낯빛을 풀고 주변을 둘러보니 허름한 포장마차 안에 빈자리가 없다. 부산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소문을 듣고 알음알음 찾아온 외지인들이다. 역시 발없는 맛(!)도 천리를 가나보다.

일손 바쁜 아지매들
 

채우기 바쁘게 소비되는 해산물
 

이준애 (여행 칼럼리스트)
 



 

이 기사에 대한 소유권 및 저작권은 오토타임즈에 있습니다.
드라이브노트는 오토타임즈와 업무제휴를 통하여 관련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며, 컨텐츠에 대한 무단전재, 변형 무단배포 할 경우 법적 조치를 받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등록일 2012/03/30 11:16 다음글다음글목록